지하철에서 만난 부부여자는 휠체어에 앉아 있다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다는팻말을 앞에 놓고,석고상처럼 굳어 있다그 뒤에 남편이 목발을 집고한쪽 다리로만 걷는다부스스한 머리감은 지 얼마나 되었는지,서릿발 내린 새끼줄 같은 머리칼눈 쌓인 나무 밑에서는사람들이 "화이트 크리스마스"를 외치며흰 썰매를 탄 산타 할아버지가선물을 가지고 오실 것이라고,취기 어린 목소리로,징글벨를 부르며 달뜨는데,부부는 다리는 절뚝이며더러는 졸고 가는,밤 지하철 통로를유령처럼 지나간다냉기가 천지를 감싸는 날,두 사람은 있는 것만으로크낙한 위안이 될 것이다빌딩 숲